[오지희] 듀오 A&U 음악회 - 자유롭게 존재감을 드러낸 김미영과 김정열
문화예술 Talk 2018. 11. 17. 10:10 |듀오 A&U 음악회
- 자유롭게 존재감을 드러낸 김미영과 김정열
오지희(음악평론가)
11월 9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미영과 기타리스트 김정열의 듀오 A&U(Art & Union)연주가 열렸다. 그들의 두 번째 앨범 출반기념이자 부제인 ‘저문 날의 삽화’에 어울리는 분위기있는 음악이 가득했다.
바이올린과 클래식 기타라는 현악기 조합은 이질적이면서도 동질적이다. 서로 다른 이성적 매력과 음악을 향한 동질감으로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두 음악가는 9년째 만남을 이어오면서 이제 독자적인 그들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미영의 해설은 관객과의 소통이 연주의 주 목적임을 자연스럽게 알렸고 기타리스트 김정열이 편곡한 다양한 곡은 듀오 A&U의 음악적 경계가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을 짐작케 한다. 앞으로도 연주할 곡, 관객과 함께 할 곡이 끝없이 펼쳐있다는 단편을 시사했을 뿐이다.
전반부에서 작곡가 남진의 창작곡 서백당(書百堂)은 저문 날의 삽화 콘셉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15세기 이래 경주 양동마을에 자리잡은 종가집 고택이 풍기는 고고함과 스산함이 적막하게 터져나왔다. 기타소리가 가야금 울림을 재현하며 바이올린 선율이 고독하게 움직인 서백당은 전통 건축물이 현대적인 양식과 결합해 시각적 대상을 청각적 이미지로 은은하게 표현했다.
까다로운 파가니니 작품에서 일부 기교적인 어려움은 있었어도, 바이올린의 짱짱한 울림은 기타의 안정적인 반주위에 특유의 예리함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비에니아프스키의 전설(Legend, op.17)은 간결하지만 듀오 A&U의 진가가 가장 잘 나타난 곡이다. 폴란드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촉촉한 감성이 두 연주자를 통해 명료하게 전달돼 깊은 감동을 주었다. 나아가 후반부 스페인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서도 김미영과 김정열이 지닌 듀오 연주의 매력은 가감없이 제시됐다. 바이올린과 기타의 음색이 모두 스페인 음악에 잘 어울렸으며 기타의 따뜻한 표현력과 바이올린의 화려함이 조화롭게 울려퍼졌다.
이렇듯 바이올리니스트 김미영과 기타리스트 김정열은 듀오 A&U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동시에 음악을 향한 강렬한 열정을 불태운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자유로웠으며 연주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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