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명 : 극단 터 2015 정기공연 해자와 혜자 

장르 : 대전연극 공연 

날짜 : 2015년 12월 16일(수) ~ 19일(토) 

시간 : 평일 : 8시,  토요일 : 5시 

장소 : 소극장 고도 (대전 중부경찰서 옆) 

티켓정보 : 일반 : 17,000원, 대학생 12,000원 / 예매 2,000원 할인, 단체관람(10인이상) 5,000원 할인 / 예술인 패스 10,000원 

관람등급 : 15세 이상 

소요시간 : 60분 

주최/주관/제작 : 극단 터 

문의처 : 010-3429-6104 

예매처 : 현장판매, 인터파크 









한 번  더 대전 외출을 하게 되는 해자와 혜자

                                                           

2년 만에 다시금 ‘해자와 혜자’가 대전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두 여성이 공통적으로 지닌 상처, 그러니까 어떤 남성으로부터 성적인 폭력을 당한 피해자로서 그 상처와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고자 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성적인 폭력을 당한 이후에 오히려 가족을 포함한 가장 가까운 이들로부터 가해지는 멸시와 외면으로 인하여 더욱 깊어진 상처를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다시금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모습에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이 나라 모습과 많이 닮아 보입니다. 여러 형태의 시름에서 국민을 보호해야 할 대상인 국가는 오히려 시름덩어리 짐만을 더 지우는 대상이요, 대적해야 할 저편으로 보입니다. 그리하여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도저히 잊힐 수 없는 아픈 기억만을 새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이 극 이야기로 돌아와서, 전보다 두 살씩 더 먹은 만큼, 그녀들이 지닌 상처도 조금은 더 아물었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그녀들은 여전히 그 흔적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을 겁니다. 옹이처럼 마음 속 깊은 자리에 어쩌지도 못한 채로 말이지요. 비슷한 상처를 지닌 인형 혜자에게 비로소 자기 이야기를 내놓음으로 바깥세상과도 소통이란 연결선을 잇을 수 있는 약간의 용기를 얻게 되는 해자. 1인극이 그러하듯이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는 그 무엇과도 온전한 소통, 즉 반응을 주고받을 수 없기에 공연 시간 내내 홀로 세우고, 부수고, 자가 발전하는 모습 자체로서도 해자의 마음이 읽혀질 수 있겠다는 기대도 가져봅니다.


이 극의 말미에서 해자는 빈속을 달래기 위해 하루 장사를 마감하는 포장마차에서 따듯한 국물 한 모금을 마실 수 있게 됩니다. 날씨보다 훨씬 더 차갑게만 느껴졌던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시름이 아주 사소한 또 다른 이의 온정을 마시게 됨으로써 다시 살아낼 수 있는 작은 희망을 맛보게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보잘 것 없다하더라도, 작은 존재들이 모여 그 들이 살아가는 궤적을 보다 선명하게 역사의 굵은 흔적으로 만들어 나가야함을 이 극에서 발견하길 기대한다면 좀 과장일까요?  마지막까지 해자에게 오뎅 국물 한 모금을 전한 그

포장마차의 희미한 불을 끌 수 없었던 마음으로 이 극을 다시 내놓습니다.


- 박창호 (극단 터 상임연출)




터 소개


놀이패 “얼카뎅이”로 출발하여 충문협과 충문연 내 연희분과 소속을 경과한 극단 “터”는 1990년부터 대전을 중심으로 총 40여 작품을 제작, 꾸준하게 공연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극단 “터”는 전통연희의 연행 양식에서 보여 지는 놀이성과 제의성을 현재화하고, 배우가 중심이 되는 가난한 연극을 지향하며, 일상의 삶속에서 작품 창작의 얼개와 속살이 찾아지고 만들어지길 꿈꾼다. 표현하는 배우의 몸에 집중하여 자기 관찰이 자신의 성찰로 이어져 배우 훈련이 자기 수련과정과 다르지 않음을 주목하고, 자연환경과 모든 뭇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길 바라는 제의로서의 연극을 추구하고 있다. 


2001년 9월에는 충청북도 영동군 자계리의 폐교를 임대하여 자계예술촌을 설립하고 충북지역의 중요한 문화예술단체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자계예술촌은 오늘날 소외의 표상인 농촌 오지의 마을공동체에 구성원들이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전문적 문화예술만을 추구하기보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활동으로는 2002년 3월 개관 이래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상설공연으로 “그믐밤의 들놀음”을꼬박 8년간 진행해 왔으며, 8월 중순에는 약 사흘간의 일정으로 “산골공연예술잔치”를 개최해 전국적 규모의 예술 축제로 발전시켜 왔다. 또한, 인근 마을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지원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마당극을 제작하여 주민 축제와 같은 다양한 공연 무대를 갖는가 하면, 주민 풍물패 조직과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활동 중에 하나는 문화예술의 사각지대인 농촌지역 각급 학교나 마을로 찾아가는 공연이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문화소외계층에게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제공해 오고 있다. 이러한 지역밀착형, 주민 주체형 공연활동은 이제는 빼 놓을 수 없는 지역의 생활문화가 되고 있다. 이는 천박한 자본주의, 권위주의 국가권력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생산되는 지배적인 문화코드인 ‘소비주의,’ ‘서구 지배적 문화,’ ‘민족적 정체성 없는 문화’ ‘자신들에 의해 창조되지 않고 주입되는 문화’의 헤게모니에 의하여 일반대중들이 소외되는 현실에 대한 저항과 극복으로서의 생활문화, 삶의 문화, 시민의 자발성과 창의성에 기초하는 문화예술을 지향하는 것인데, 이것은 대전충남지역 문화예술운동의 출발배경이자 현재 시점에서도 더욱더 필요한 문화운동이라 할 수 있다.




작품내용


이 작품은 오정희의 소설 [순례자의 노래]를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극작가 김미정이 각색하고 김인경이 드라마트루기한 작품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형제작자인 혜자는 자신만의 작업실에서 어느 날 외부로부터 침입한 치한에게 겁탈을 당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혜자는 이런 위험으로 벗어나고자 저항하는 과정에서 작업하고 있던 전기인두로 그의 눈을 쑤시게 되어 결국 그는 죽게 된다. 정당방위로 인정되었지만 혜자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2년 여 동안 정신병원에서 정신 치료를 받는다. 시어머니와 남편은 결국 이혼과 은선이란 딸 조차도 만나지 못하게 하고자 혜자 몰래 이사를 간다. 혼자 남겨진 혜자는 친구들과 주변에 연락을 취해보지만 아무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경위야 어떻든 살인자란 오명과 굴레가 씌워진 혜자는 가족은 물론 친구들과 모든 관계가 단절된 채로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또 다른 극중인물인 해자 역시 인형제작가이자 인형극 배우이다. 해자도 인형과 관련된 방송일을 하던 중 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다. 


그렇지만 오히려 가장 가까운 가족은 조용히 지낼 것을 강요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 역시 그녀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를 입히는 다른 모습의 가해자인 셈이다. 그래서 해자는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자 [순례자의 노래]를 각색하여 인형극으로 만들어 공연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해자는 혜자를 마치 살아있는 자신의 언니로 동일시하는 혼란스런 모습을 보인다. 혼자만의 소리가 아닌 정말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혜자의 이야기를 극으로 이어나가는 장면에서는 마치 자신이 그 상황에 직접 놓인 것처럼 감정이입이 되어 몹시 흥분 하거나 극한 분노감을 표출하기에 이른다. 어느새 해자는 인형인 혜자로부터 따듯한 위로와 동질감을 느낀다. 

비로소 해자는 성적 폭력을 당한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편견이란 또 다른 폭력, 이로 인해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고립과 소외를 스스로 치유하고자 외부 세상과 다시금 소통을 조용하게 시도한다. 




작가의 글


올 4월 극단 터의 박창호 연출님을 만나서 소설가 오정희 선생님의 작품 ‘순례자의 노래’를 각색해서 1인극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설을 읽어 보았다. 참으로 기가막힌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잘 해보고 싶었다. ‘염쟁이 유씨’의 김인경작가님의 도움을 받고 박창호 연출님과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극을 완성해 나아갔다. 최근 몇 년 동안 결혼하고 아이 낳고 키우느라 글을 쓸 염두조차 못냈다. 아이가 자는 동안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일요일에 아이를 애 아빠한테 맡겨두고 글을 썼다. 예전엔 글 쓰는 일이 고통스러웠는데 이번 작업을 하면서는 참 재미있었다. 


혜자는 소설속의 인물이고 해자는 극의 주인공이다. 같은 아픔을 겪은 두 사람 중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은 해자이다. 해자는 혜자의 이야기를 대신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도 꺼내어 논다. 혜자는 해자의 언니이다. 엄마이다. 그리고 내 언니이고 엄마이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언니이고 엄마이기를 바란다. 혜자는 말한다. ‘더 깊은 어둠을 향해 한걸음씩 길을 옮겨 놓는다’고. 혜자도 해자도 안다. 어둠으로 가득 차 있는 길도 인생의 길이라는 걸, 서로 보듬고 같이 가야하는 길이라는 것을 말이다.


작품을 흔쾌히 내어주신 오정희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드라마투루기를 해 준 인경언니도 참 고맙다. 혜자 인형을 만들어주신 ‘예술무대 산’의 류지연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연출님은 물론이다. 여러 가지 일정에 치이면서도 열심히 해자가 때로는 혜자가 되어준 연숙씨에게 관객으로써 제일먼저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틈만 나면 자판 앞에서 글 쓰는 흉내를 내는 세 살 박이 딸 소완과 묵묵히 아이를 봐주고 남들한테 대놓고 마누라 자랑질도 하는 멋진 남편에게도 감사를 보낸다. ‘해자와 혜자’ 파이팅. 


작가 소개 : 김미정


경력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2006년)

대전여민회 연극모임 ‘돼지꿈’ 연출 및 극작(1997-2006) 

한국 극작워크샵 9기 동인 (2006-   )

2007,2009년 대전광역시 예술지원사업 전문평가위원

2010 대동 우리지역 아동센터, 대전생협, 어린이 연극교실 강사.


공연 작품 

블랙홀(2006)

홈쇼핑(2002-2005)

치마속의 반바지 (1999)

유쾌한 구토 (2003-2005)

해자와 혜자 (2013)

유실물 (2015)




인형제작 : 류지연 (에술무대 산)


2005년 인형극 ‘우주비행사’인형제작

2008년 달래이야기 / 미술감독 및 인형제작

2009년 달래이야기 / 서울어린이연극제 미술상 수상

2010년 어른들을 위한 동화 夢 / 미술감독 및 인형제작

2011년 전시회‘인형과 놀다’ / 미술감독

2012년 거리극 선녀의 날개옷을 찾아서 / 미술감독 및 인형제작

2012년 6월 개인전 ‘조우’1(서울명동 커먼플레이스)

2012년 7월 개인전 ‘조우’2(수원 행궁 커뮤니티아트센터)

2013년‘로미오와 줄리엣’미술감독 및 인형제작

2015년 ‘꺼내지 못한 이야기 - 상자’미술감독 및 인형제작




극단 터 공연연보


1985. 4  놀이패 얼카뎅이 창단

      6  [봉산탈춤]공연

1987. 6  [6.29, 속이구]공연

      9  [벗이여 해방이 온다]공연

1988. 4 [흰고개 검은고개 목마른 고개 넘어]공연

     8 [내 땅을 찾아서]공연

      9 [물꼬]공연

     11 [새벽을 여는 사람들]공연

1989. 4 [바람]공연

      10 [농민의 마지막 농사는 아스팔트 농사다] 전국순회공연

1990. 4 [파업]공연

       9 극단 터로 改名

      12 [파업]재공연

1991. 3 [동팔이의 꿈]공연

     11 [강신무]공연 

1992. 6 [붉은방]공연

1993. 11 [작곡과 연주]공연

1994. 4 [작곡과 연주]재공연

      5 [춤추는 시간여행]공연

1995. 10 [신별주부전]공연

1996. 3 [고성오광대]순회공연

      7 동래야류 전과장 현지 전수

      10 [봉산탈춤]순회공연

      11 [신별주부전]순회공연

1997. 4 [그물로가는 물고기]공연

      11 [전통탈춤 한마당-봉산탈춤, 동래야류, 고성오광대 전과장]공연

1998. 8 [숨은물]공연

      10 [숨은물]재공연

1999. 3 [춘풍의 처]공연

      6 [보보와 자자]초연

      7 [피카소, 돈년, 두보]공연

     10 [봉산탈춤], [고성오광대]순회공연

2000. 4 [비보호 좌회전]공연

2001. 9 충북 영동군 용화면 구 자계분교를 임대

2002. 3 자계예술촌 개관

      4 [늙은도둑 이야기]공연

      5 [이야기가 있는 탈춤 한마당]공연

      6 [우리동네 이야기]공연

      7 [夜閑밤의 탈춤콘서트]공연

      8 [금강산 호랑이]공연

     11 [금강산 호랑이]재공연

2003. 3 [돌도깨비의 눈물]공연

      10 몸짓이바구한마당 [창호생각]공연

2004. 10 [창호생각]신나는 예술여행 순회공연

          [하회별신굿탈놀이]전과장 전수 및 공연

2005. 5 [신별주부전 - if]공연

      7 [창호생각2-문디, 문디야]공연

      12 [with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공]공연

2006. 3 통영오광대 전과장 전수 및 공연

      4 [돌도깨비의 눈물]

      8 [나는 누구인가?] [문디, 문디야]

     11 [스트립티즈]

2007. 7 [산가장자리 마을]공연

2008. 5 [스트립티즈]공연

      11 [전통탈춤 모둠공연 - 다시 보는 固城]공연

2009. 4 [큰에미]공연

2010. 5 [큰에미]순회공연

     10 [스와 님사이]순회공연

2011. 5 [바람꽃]공연

      8 [겨울여행, 그 네 번째 이야기] 이름 없는 공연팀과 합동공연

2012. 5 [창호생각3-고성5인 이야기 그리고 탈·춤]공연

2013. 8 [방을 위한 투쟁]공연

     10 [해자와 혜자]공연

2014. 8 [동무]공연

      9 [스트립티즈]공연

2015. 10 [해자와 혜자]공연





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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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전공연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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