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개인전, 이공갤러리
대전 전시회 2020. 5. 7. 14:29 |
전시명 : 김명준 개인전
유형 : 대전전시회
날짜 : 2020년 5월 7일~5월 13일
관람시간 : 10:30~19:00
장소 : 이공갤러리
문의처 : 이공갤러리 042-242-2020
김명준 作 White stones_162.2cm x 130.3cm_Acrylic on canvas_2019
김명준 作 Black forest_162.2cm x 130.3cm_Acrylic on canvas_2019
작업노트
가상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현실을 뛰어넘어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갈 수 있을지, 혹은 디지털 미디어가 인간의 현실감을 마비시켜 실재라고 일컬어지는 현실을 유령화 시킬지는 모르는 일이다. 요컨대 나의 작업은 이러한 디지털 이미지에서 오는 희망과 공포감 사이의 갈등으로부터 출발한다.
디지털 이미지는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가상적 경험을 통해 미디어가 매개하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의식하지 못하도록 한다. 영화, 사진, 텔레비전 등과 같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시각 매체들 역시 현실의 완전한 연출을 수행한다. 이러한 점은 개인적인 경험과도 연결된다.
나는 어릴 적부터 동물원과 동물 다큐멘터리, 내가 꾸민 수족관, 조경사 아버지가 가꾼 우리 집의 멋진 정원을 좋아했다. 이런 것들을 당시에는 진짜 자연으로 여겼고 그 안에서 숨 쉬고 자랐지만, 실제로는 모두 편집되고 변형된 인공적인 것을 ‘자연 그 자체’로 착각하게 만드는 공간들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공간 안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SNS와 인터넷에서 풍경 사진들을 수집하는데 그 사진들은 동시대 디지털 이미지의 특징을 잘 나타내준다. 실제로 가보지 못했고, 어쩌면 현실에 존재하는 곳인지조차 알 수 없으며, 어떻게 편집, 변형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사진들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갈등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좋아하기까지 했던 경험들은 디지털 이미지를 바라보는 현재 나의 현실감을 무뎌지게 만든 디즈니랜드의 역할을 해왔다.
어린 시절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았던 인공 자연들, 그리고 현재 수집된 풍경들은 모두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이 뒤섞인 모호한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과 변형이 자유롭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겠다. 그 지점이 무척 흥미롭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현상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실과 가상의 혼동, 원인과 결과 진짜와 가짜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혀있는 이 세상에서 나는 믿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부터 조금은 특별하게 경험해온 ‘자연’의 이미지들을 나만의 원본으로 박제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을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 직접 방문한 적이 없기에 내가 환상적인 이야기를 상상토록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미지의 세계는 이 세상에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장소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공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 장소를 단순히 복제된 풍경으로 재현하지 않고 색과 형의 변형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이미지가 만든 가상의 세계에 몰입을 유도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작업은 수집한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한 붓질이 아닌, 원본을 뛰어넘어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공간을 이루어 내려는 시도다. 그 시도는 자연스럽게 자기 정체성과 나만의 원본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내가 이러한 ‘인공적인 자연’이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오고 또 작업의 모티브가 된 것은 어쩌면 관계로부터 받은 편견과 차별, 사회가 만든 정해진 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축구보단 그림을 그리고 피아노를 치는 섬세한 아이였고, 그 당시 사람들 기준에 소극적이고 여성스러운 아이였다. 타인의 놀림과 차별적인 발언들로 자신을 숨기고 위장을 하며 살아온 것이다. 그렇기에 사회가 만들어온 정해진 틀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누구보다도 현대인들의 위장술을 공감할 수 있다. 예술은 그것을 탈피하고 자아를 찾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나의 작업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원본을 뛰어넘어 박제되고 내가 믿을 수 있는 세상으로 창조될 수 있을까? 내가 만든 세상에서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수 있을까? 그건 나도 모른다. 현대인들이 SNS를 하면서 가상의 나를 치장하고 보여주고 생존 신고를 하며 만족을 얻는 것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떠한 공허함과 불안감에서 오는 것 같다. 기술이 발전하고,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 가는 동시대에서 현대인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의 예술이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수 있길 바란다.
김명준 作 Navy mountain_97.0cm x 193.9cm_Acrylic on canvas_2020
김명준 作 Pink lava_150.0cm x 243.3cm_Acrylic on canvas_2019
작가약력
김명준
2018. 07. 14~07. 27, 문화공간 주차, 말도 마요 28 x 28
2019. 04. 18~05. 01, 화니갤러리, 그룹전 同 床 三 夢
2019. 04. 02~04. 08, 목원대학교 신축기숙사 미술관, 그룹전 Post Project
2019. 03. 21~05. 25, 대전복합터미널 dtc갤러리, d2갤러리, 그룹전, 대전청년작가지원전 : START 2019
2019. 10. 10~12. 01, 대전복합터미널 dtc갤러리, 그룹전, dYap 2019 (dtc Young artist project)
김명준 作 Red tree_130.3cm x 193.9cm_Acrylic on canvas_2019
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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