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2016 이응노미술관 특별전 '박인경 : 추상이 된 자연' 

장르 : 대전전시회 

기간 : 2016년 7월 12일~9월 18일 

장소 : 이응노미술관 

관람시간 : 10:00~19:00 (수요일 21:00 까지) 

관람료 : 어른 500원, 어린이,청소년 300원 

문의처 : 이응노미술관 042-611-9821 





이응노의 동반자이자 한국 여류화가 1세대인 박인경 예술 60년을 조명하는 특별전

동양화를 바탕으로 추상미술의 새 영역을 개척한 박인경의 회화 60여점 소개

1958년 도불 이후 프랑스 화단의 주목을 받은 1960년대 대표적 수묵추상 공개

박인경과 이응노, 그 예술적 영향관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듀오전’




■ 기획의도 


이응노미술관은 개관 10년을 기념하여 한국 1세대 여류화가인 박인경 화백(1926~ )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기 위해 <박인경 : 추상이 된 자연>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한국 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고암 이응노(Lee Ungno)의 동반자이자 동시에 한국화의 필묵이 갖는 현대적 감각을 탐구해 독창적인 수묵추상의 세계를 구축한 작가 박인경 화백의 60년 예술 여정을 돌아보기 위해 기획된 자리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프랑스에서 ‘박인경의 예술세계’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미술평론가 베네딕트 레이(Benedict Rey)와의 공동 큐레이팅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하고 넓은 관점에서 박인경의 예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박인경 화백은 우리나라 최초의 미대인 이화여자대학교 미술과의 제1회 졸업생으로,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입선을 수상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남북분단 등 20세기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서구 모더니즘의 물결 속에서 한국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한국 근현대미술의 선구자이다. 미술을 기존 가치에 대한 도전이자 예술적 실험의 자유로 인식했던 그녀의 태도는 사회 개혁 의식과 미술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모더니즘 미술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동양의 서예와 수묵의 전통은 살리고 유럽의 표현주의와 앵포르멜 등 1950년대 유럽 현대미술 운동의 주요 개념을 과감하게 차용한다. 이렇게 동도서기(東道西器)로 새로운 한국화의 세계를 펼쳐나간 그녀의 작가적 태도는 옛 것을 모범으로 삼지만 절대로 옛 것에 얽매이지 말라는 청대의 화가 석도(石濤)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 회화양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창작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박인경 화백은 현지에서 서양미술을 체험하기 위해 1958년 이응노와 함께 프랑스로 떠난다. 두 사람은 1959년 독일에 머무르며 독일의 본(Bonn, Municipal Museum)과 쾰른(Cologne, House of German Woman)에서 이응노 화백과의 부부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1960년에 파리에 정착한다. 이 시기 박인경 화백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추상 경향은 형태의 해체에서 기인한다. 이미 1958년 도불 이전 작품에서도 대상의 내면의 세계를 간결하게 특징만 표현하는 반추상 계열의 작품을 선보인 박인경 화백은 대담한 구도와 거친 붓질, 한지 위에 먹물을 들어붓는 푸어링(pouring), 발묵, 데칼코마니(decalcomanie) 등의 혼합적 기법을 사용하여 비언어적인 추상화의 세계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녀는 1963년 갤러리 생트 에니미(Galerie Sainte Enimie)에서의 개인전과 1970년 파리 갤러리 유니베르시테(Paris Galerie de l’Universite)의 개인전 등을 통해 파리화단에 성공적으로 입성하였고, 1984년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의 살롱 꽁파레종(Salon Comparaisons) 전, 2014년 스위스 누마가 갤러리(Numaga Gallery)의 <세 명의 이 Les trois Lees> 그룹전과, 2015년 파리 테사 헤롤드 갤러리(Galerie Thessa Herold)에서의 초대전 등 구순을 넘긴 지금도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디아스포라의 삶을 선택한 그녀에게 해외생활은 한국화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놓치지 않게 해 주었고, 유럽미술과의 조우는 작업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자극이 되었다. 동양의 지필묵으로 서구현대미술의 한계를 넘어선 그녀의 작품세계는 한국미술의 또 다른 지평을 열어 보였다. 이응노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한국 1세대 여류화가로서 박인경이 가졌던 작가로서의 예술적 역량이 올바르게 재평가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전시구성 


전시는 총 4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 1전시실은 1950년대 반구상 작품 및 1960년대에 집중적으로 제작된 발묵과 드리핑 기법을 활용한 수묵추상을 소개한다. 박인경 화백은 미술대학에서 북종파의 비단공필화를 배웠으며, 이를 통해 사물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기법을 습득했다. 구상 테크닉을 바탕으로 작가는 1950년대 후반 모방에서 반-추상 양식으로의 급진적 전환을 모색한다. 


▲ 2전시실은 대담한 표현 방식이 두드러지는 본격적인 수묵추상작품을 선보인다. 1960년대 작품에서는 형태가 사라지면서 색채와 발묵 속으로 녹아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1964년 생트 에니미 수도원에서 창작한 색면추상 작품은 작가의 충동적 추상의지가 적극적으로 발휘된 작품으로 추상적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붓을 버리고 종이에 직접 물감을 뿌리는 번짐 기법을 도입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동양화의 재료를 통해 현대적 추상화를 창작하려는 작가의 실험적 시도와 과감한 모색을 보여준다.


▲ 3전시실은 다시 풍경화로 돌아온 80~9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소개한다. 1960-70년대 수묵 추상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지만, 박인경은 항상 자연을 주요 대상으로 삼는 전통 수묵화의 흐름을 놓지 않았다. 그녀의 추상은 해체적이지만 언제나 자연의 기본 형태에 뿌리를 두고 나타난다. 중국의 '기인' 화가들, 그중에서도 특히 청대의 화가 주탑(朱?)의 화풍에 가까운 기법을 구사했던 박인경 초기 작품은 자연으로부터의 직접적 영향이 느껴지며, 이런 경향은 작가의 예술인생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사물의 본질과 기를 되살리려는 양상으로 탈바꿈한다. 80년대 이후 작품들은 나무, 숲, 꽃 등 자연 형상을 기본으로 삼되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의를 담아내기 위해 추상 형식을 이용하는 작가의 능숙한 필법을 엿볼 수 있다.


▲ 4전시실은 화가인 동시에 시인이었던 박인경의 이면을 소개한다. 박인경은 시집을 두 권 발표한 시인이며 시와 문학은 그녀 영감 원천이자 그림에 생명력을 부여한 상상력이었다. 예술인 박인경의 사상과 내면을 드러내는 글과 자료들을 통해 그녀 60년 예술인생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대표작품


<언니/누나 (La sœur ainee)>, 1957, 78×66.5cm, 한지에 수묵담채


이 작품은 자연을 테마로 삼지 않았지만 박인경이 작품 초기부터 지녀온 단순화 감각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여자는 동생을 업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옆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관람자는 이 작품에서 서로 겹쳐진 것처럼 표현된 두 인물을 이어주는 가족 관계를 조형적으로 옮겨놓은 화가의 재치에 놀랄 수밖에 없다. 검은 윤곽선으로 둘러싸인 노란색 대각선이 아래로 향하며 천처럼 생긴 것을 통해 두 인물을 이어준다. 그러다 우리의 시선은 어린아이의 다리를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이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대각선 방향을 따르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수평으로 시선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업고 있는 자세를 통해 두 인물이 연결되는 물리적 필연성이 필요하다. 이 구도에서 두 인물은 한몸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해서 언니/누나는 어린 엄마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수직선 몇 개는 언니/누나의 몸을 공간 속에 안정적으로 위치시킨다. 언니/누나의 몸은 앞으로 살짝 기울어져 아이의 무게와 균형을 이룬 자세를 취하고 있다. 1957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선에서 표현을 구상하는 작가의 서예 감각을 분명히 드러내준다. 당시 작가는 일상 속의 인물, 그중에서도 특히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사생이 아니고 아직 추상에 이르지도 않았으며 단순화가 중심을 이루는 작품이다.




<생트 에니미의 빛 Ⅲ (Lumiere de St. Enimie Ⅲ)>, 1964, 135.5×69.5 cm, 한지에 수묵담채


박인경 작품 세계의 전환기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1960년대 프랑스에 거주하던 박인경은 동굴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타른'이라는 지역에서 한 해를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연과 동굴, 바위 빛깔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 새로운 환경에 영감을 받은 그녀는 종이에 먹을 직접 뿌리는 "푸어링 pouring" 같은 새로운 기법을 실험한다. 도불하기 전에도 그녀는 경주에서 크로키 작업을 통해 번짐 효과를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느끼고 있었지만, 당시 파리를 지배하던 앵포르멜 미술을 보며 의욕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더 이상 붓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작가에게는 자신이 배운 규칙을 버리고 창조의 자유에 다가가게 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자연에 대한 깊은 관심은 그 모든 것이 흔들려도 여전히 박인경 작품의 변함없는 기반을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우연에 맡기며 창조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그림은 자연의 연장이지 모방이 아닌 것이다. 이 작품의 화법에서는 중국 철학의 영향이 나타나지만 자연스러움과 질료, 색채에 대한 한국적인 감각도 드러난다. 이 그림은 바윗결을 표현하는 놀라운 기법을 보여준다. 젓가락 없이 밥을 먹듯 도구 없이 그린 그림에서 풍겨나는 원초적인 느낌에도 불구하고 화폭에 담긴 바위는 섬세한 결을 보여주며 색채는 찬란하게 빛난다. 형태가 사라진 자리에 실제 대상에 대한 환기가 일어나면서 관람자에게서 그 의미를 되찾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비 (La pluie)>, 2009, 105×105cm, 한지에 수묵


박인경만의 표현 방식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작품이다. 비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그녀의 몇몇 작품에서는 가늘고 촘촘한 선으로 이루어진 장막이 나타난다. 여기서는 검은색 번짐으로 표현되며 관람자는 이 먹점의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눈과 해석 속에서 암시를 통해 실제 현상이 재현되는 것이다. 박인경은 의미 암시에 필요한 핵심 요소만을 간직하면서 실제 세계가 떠오르게 한다. 이렇게 해서 추상으로 향하는 단순화가 이루어진다. 의미는 개념이나 사고가 아니라 감각을 통해 재구성된다. 이 그림을 보면 땅바닥에 세차게 부딪치는 거센 빗줄기가 떠오른다. 이러한 추상이 보여주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 몸 자체, 세계를 관통하고 경험하는 우리 몸의 방식인 것이다. 




산 (Montagne)>, 2015, 68×68cm., 한지에 수묵


빈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 형태의 단순함과 우아함을 어찌 예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작품에서 제시되는 것은 "산"이라는 개념 자체이다. 한 개의 덩어리로 그려져 육중하고 견고한 느낌을 주는 산은 빈 공간을 압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 속의 산은 능선을 뚜렷이 드러내며 산이라는 개념 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먹빛에 어우러진 담채는 바위로 된 사면에 옅은 구름 같은 느낌을 주면서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중국 우주 생성론에서처럼 여러 요소들이 서로 변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산은 구름이 구체화한 모습이다. 이는 중국 전통에서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주요한 도상학적 주제이기도 하다. 수묵화의 모든 회화 전통을 되살려 과장 없이 평온하고 잔잔하게 그려낸 솜씨가 놀랍지 않은가! 전통뿐 아니라 회화에 일생을 바친 화가의 손 끝에서 태어난 이 산은 관람자로 하여금 질료를 초월한 존재 자체를 관조하게 만든다.




<만세 II (Vive II)>, 2015, 135.5×69.5cm, 한지에 수묵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나무 혹은 만세를 부르는 사람의 형상과 닮은 이 작품은 힘차고 선 굵게 그은 필획의 대담함에서 시각적 임팩트가 느껴지는 그림이다. 이응노의 사람 형상, 군상, 군무 작품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간결한 형태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상상력, 호방한 붓질, 갈필을 감정적으로 활용한 점은 오직 박인경 만의 특성이다. 나무의 형태를 닮은 모티브는 숲, 꽃과 함께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모티브다. 울창한 숲은 빽빽한 필획으로 가득 찬 추상이 되기도 하고, 나뭇가지와 잎은 뻗어나가는 먹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만세 II (Vive II)> 경우 나무 혹은 사람의 형태가 검은 선으로 변화해가는 리듬과 느낌이 숨겨져 있다. 갈필의 거친 부분은 붓놀림의 속도감을 생생히 전하고 있으며, 대담한 붓놀림의 파격성은 이 단순한 형상에 묵직한 존재감을 부여하고 있다. 




<하늘 II (Le ciel II)>, 2010, 105×105cm, 한지에 수묵


박인경은 존재의 본질뿐 아니라 "기(氣)"를 그린다. 이때 화가와 화가의 몸은 "자연스럽게", 즉 평범한 방식으로서가 아니라 특별하게, 다시 말해 그것이 표현될 만한 가치가 있기에 그렇게 하는 것처럼 이 에너지를 전달하고 우리 눈앞에 그것을 나타나게 만든다. 화가는 우리로 하여금 세계를 이루는 본질을 보게 하는 것이다. 박인경이 묘사하는 것은 이러한 하늘의 역동적이고 파열된 양상이다. 형태는 옅은 먹에 담근 빠른 붓의 기운에 실려 가는 듯하다. 그 사이에는 좀 더 짙은 먹빛의 어두운 띠 몇 개가 드리워진다. 사선으로 그은 필선은 하늘 높이 치솟는 구름을 표현하고 있다. 박인경은 이 그림 속에 고대 중국의 최초 이론가인 사혁(?赫, Xie He)의 제 1원칙을 표현하고 있다. 5세기에 사혁이 표방한 "숨결의 조화 속에 삶의 움직임을 전한다"는 수묵화의 이 제 1원칙은 오랫동안 미술사의 전통에서 준수되어왔다. 이 작품에서 추상은 배경 없이 하늘의 일부를 고립시키는 화면 배치보다는 형태의 해체에서 비롯된다. 마찬가지로 역동성을 탐구하는 2010년 작 ≪하늘 I (Le cielⅠ)≫과 함께 이 그림을  감상할 수도 있다.




■ 부대행사 : 학술세미나

○ 주 제 : 박인경의 삶과 예술세계

○ 일 시 : 7월 13일(수), 오후 3-6시

○ 장 소 : 대전 예술의 전당 컨벤션홀  

○ 발표자

- 이지호(이응노미술관장) : 이응노와 박인경

- 베네딕트 레이(미술평론가) : 구상과 추상의 관계와 전이

- 박계리(홍익대 인터랩연구소 수석연구원) : 박인경 예술의 흐름






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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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전공연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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