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이동훈미술상 수상작가 초대전 : 김영재
전시회 2016. 10. 14. 01:52 |전시명 : 제13회 이동훈미술상 수상작가 초대전 : 김영재
장르 : 대전 전시회
기간 : 2016년 10월 19일~12월 18일
장소 : 대전시립미술관 5전시실
주체/주관 : 대전시립미술관
문의처 : 대전시립미술관 042-270-7338
제13회 이동훈미술상 수상작가 초대전 : 김영재
대전충청권 지역미술의 토대를 마련한 故이동훈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지역미술의 성장과 한국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제정했던 <이동훈 미술상>의 제13회(2015년) 수상작가인 김영재(1929년~ )화백의 예술적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을 통해 작가의 일관된 창작세계를 조명하는 전시
강, 145.5x227.3, 캔버스에유채, 2003
몽블랑,97×145.5,캔버스에유채,1981
설악산,259×162, 캔버스에유채,1995
설악산의아침,112x194,,캔버스에유채,2000
태백산,145×227, 캔버스에유채,1998
히말라야의아침, 112x162, 캔버스에유채, 1993
‘산(山)의 작가’김영재화백
평생 산(山)을 오르며 산(山)의 곁에서 산(山)의 마음을 얻고서야 비로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산(山)을 화폭에 담아왔다는 화백의 산(山)은 巨山이다. 더욱이 푸른색은 맑고 수승한 기운을 품어내는 듯, 산(山)은 바라보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위안과 격려의 힘을 전해 주는 것 같다.
대체로 김영재화백의 조형세계는 3번이라는 변화의 시기를 갖는데, 1960년대, 1970년대 그리고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시기이다. 화백의 30대는 젊은 모색의 시기였다. 1960년대를 나타내는 조형적 공간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어둡고 불안했던 사회적 감정들을 본인의 특유함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어 1970년대의 조형적 공간은 한껏 밝아진 양상으로 나타난다. 60년대의 구상적 형태를 보이는 이미지들은 기하학적인 조형성으로 변화해 있다. 특히 이 시기, 화백은‘강변의 화가’로 불리곤 했다. 그러나 1979년 어느 날 알프스 등정에 나선 화백은 화가로서의 일대전환기를 갖는다.
“영남대학교 교수 시절이던 1979년, 안식년을 맞아 떠난 여행에서 산의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서 본 시점에 따라 변하는 알프스의 파노라마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죠.”
산(山)의 정상에서 맛본 경험은 그 후 화백을 산(山)의 매력에 귀의(歸依)케 한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화백은 지속적으로 산(山)을 그려왔다. 화백의 일관된 작업적 태도 역시 정립된 계기가 된다. 고향의 야산부터 히말라야에 이르는 허락된 모든 산(山)들을 찾아 직접 오르고 겪은 산(山)의 이야기가 화백의 그림이 되었다. 화백과 산(山)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어 현재 진행 중이다. 이제‘강변의 화가’가 아닌 산(山)의 작가가 되었고, 강의 수평적 구도는 산(山)의 수직적 구도를 지지해주는 조형적 운영을 보인다. 과거 강을 위로하며 주변적 역할로 활용하였던 산(山)의 제제는 이제 조형공간의 중심으로 이동하여 주인공이 되어 전체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그렇게 김영재화백의 거대화면에는 언제나 산(山)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묘한 점은 산(山)을 그려왔던 많은 화가들의 그림과는 달리 산(山)의 거대 이미지로 우리를 압도하는 힘은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거친 숭엄함이나 날선 기개 보다는 극히 간결하면서도 단순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더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사설(辭說)없는 묘사는 산(山)의 수려함을 더해주고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하나로 그리고 온유함으로 넉넉히 포용하는 것 그것은 경이로움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산(山)이 늘 위치하고 있는 조형적 공간 안에는 산(山)의 이미지만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山)으로 향하는 수평적 노력은 이미 거산(巨山)이 허락한 수직과 동일한 가치이며, 함께 공존하며 어우러지고 있는 생명감과 다르지 않다. 강을 따라서 산(山)으로 걸어왔던 삶의 이치는 이제 수평과 수직이 그리고 부분과 전체가 하나 되는 포용의 관계에 놓인다. 전체로서의 삶을 관조하는 넉넉함은 우리도 위로해 준다.
김영재화백의 巨山은 오르고 난 뒤 생성된 결과만을 그리지 않는다. 작고 다채로운 세계들인 주름진 능선들을 밟으며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근경에 나무 한그루 놓고 꽃 한포기 그리며 면면히 색을 달리하면서 뻗어나가는 산맥들에서 만나게 되는 과정들은 마침내 거산(巨山)과 합류한다. 크고 작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내포하고 있는 거산(巨山)은 외형적 웅장함으로만 이해 될 수 없다. 눈앞에 보이는 시각적 이미지로서의 산(山)이 아닌 이유이다. 화백의 마음 깊은 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그러나 생생하게‘이해된’그리고‘허용된’온전한 의미에서 화백과 동의된 하나의 산(山)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늘 산(山)의 감동을 안고 그림을 그린다. 내 눈으로 보지 않는 산(山)은 그릴 수 없다. 그 감동을 간직하기 위해 되도록 큰 산(山), 명산을 찾는다. ... 큰 산(山)은 대가족을 넉넉하게 거느리고 있다. 봉우리, 계곡 등 온갖 오묘한 자연의 요소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
다양한 톤으로 그리고 층층의 푸른색으로 주름진 존재들은 색이며 면이 되는 작은 점들의 존재들이다. 거산(巨山)의 바탕은 일점(一點)들이다. 일색(一色)들이다. 높은 산봉우리만큼이나 깊은 곳에서 빚어지는 크고 작은 형세들은 하나의 세상과 다르지 않으며, 삶의 모습들이다.
일점(一點)으로, 개인으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에 태어나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애쓰며 견뎌내었던가. 또 크고 작은 산(山)들을 넘나들어야 했던가를 상상해 본다. 혼자서는 감내키 힘든 산(山)도 더러는 있었을 터이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때론 있었겠지만 그 혹독함을 이겨내어야만 자신을 넘어서야만 산(山)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혹독함을 이겨낸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넘어선다는 것 그 자체는 이미 산(山)의 정상에 올랐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산(山)의 마음을 얻기 위해 며칠이고 몇 달이고 산(山) 안(內)에 머물며 그 속내를 들여다보곤 했다는 김영재화백은 산(山)을 먼저 그리지 않았다. 충분히 산(山)을 이해하고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산(山)을 화폭에 담아냈다는 것으로 화백의 산(山)이 결코 거칠 수도 위협적일 수 없는 연유를 제공한다. 이미 화백과 산(山)은 마음을 나눈 하나이다. 모든 생물체들이 그러하듯이 산(山)이나 화백 역시 삶이란 부단한 선택의 과정임을 그리고, 그 과정의 진실만큼 아름답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어느 날 오른 알프스 산(山)의 정상에서 맛본 감동을 잊지 못하고 거친 산(山)을 직접 오르며 작품에 몰두해 왔던 긴 여정들이 수많은 인생의 능선들을 넘으며 최선을 다해 걸어왔던 삶의 여정과 다르지 않음은 가장 높은 것은 가장 깊은 곳에서 온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깨닫는 것과 같다.
‘산(山) 자체는 고유색이 없다’고 고백하며‘보는 눈에 따라 달라진다’는 화백의 산(山)은 전체가 푸른색이다. 그 푸른색은 실제 산(山)의 색이 아닌 화백의 마음 속 산(山)의 색이다. 거산(巨山)을 비추는 햇빛이 눈부신 생명감을 부여하면서 일어나는 색의 차별성 가운데 빚어지는 산자락들은 산(山)의 정상으로 향한다. 각기 다르면서도 근원적으로는 하나인 세계.
산(山)의 작가로 불리며 산(山)의 모습을 천착하여 왔던 화백의 산(山)에는 작은 능선들을 생명체로 품어 들이는 큰 세계이다. 알프스 등정에서 김영재화백은 이미 자신 이전, 부친의 시대를, 조부의 삶을 허용하며 감싸 안아왔던 산(山)의 깊고 온유함과 넉넉함을 만난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들처럼 거산(巨山)의 일부로, 거산(巨山)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산(山)의 작가, 김영재화백은 그렇게 산(山)을 만나 산(山)과 나눈 감동을 그린다. 그것은 산(山)의 모습이 아닌 산(山)을 통해 만나고 있었던 더 큰 자신과의 조우이다. 보다 큰마음으로 그리고 근본적인 마음으로 위로하고자 하는 화백의 거산(巨山)은 늘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멈추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힘을 보낸다. 그리고 늘 거산(巨山)의 뒤에서 언제나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고 있는 거산(巨山)의 푸른 달의 소리를 들어 볼 행운을 잡아보길 권유한다.
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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