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메르헨, 제14회 이지영 개인전, '잠식 그리고 멈추지않는 위로'
전시회 2024. 12. 4. 23:37 |
전시명 : 갤러리메르헨, 제14회 이지영 개인전, '잠식 그리고 멈추지않는 위로'
유형 : 대전전시회
날짜 : 2024년 12월 11일(수)~12월 17일(화)
관람시간 : 10:30 ~18:00
장소 : 갤러리메르헨, 대전 유성구 대덕대로 556번길87
문의처 : 갤러리메르헨 042-867-7009
14회 이지영 개인전 -잠식 그리고 멈추지않는 위로-
-잠식 그리고 멈추지않는 위로- 전시는 14회째 개인전이다.
2023년 10월, 살아온 동안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다. 견디기 어려워 난 뭐든 해서 정신적으로 침체 된 나를 건져내기로 했지만 나에게 닥친 고통은 정체되어 지금까지도 여전히 침체되어있는 중이다.
잊기를, 구원을 기원하며 1년동안 그려낸 그림을 공개하면서....
이번 작품들은 화면 깊숙히 나무가 있는 풍경이다. 그 풍경 위에 잔잔히 부유하는 털(작은 반복적으로 그려진 입자를 털이라고 지칭한다.)들은 눈앞에 풍경을 가린다.
2023년 12월 겨울, 11일동안 빠짐없이 한 장소에 찾아갔다. 눈이 내리기도 했고, 바람이 세게불어서 세상이 온통 흔들리는 광경이 여전히 눈앞에 보여진다. 눈물인지 아니면 지나간 수년간의 기억인지 모르게 그때의 난 세상의 풍경이 온전하지 않아 보였다. 혼미하게 눈앞이 뿌옇다.
1월에 봄이 찾아오길 바라면서 이번 전시의 첫 그림을 시작했다.
나의 작업은 어느 정도 계획성을 갖춘 그림을 그려 왔었지만 어쩐지 1월의 첫 그림은 완전한 감각에 기대버린 풍경이 화면에 담겼다. 그림 속 풍경은 본 적이 없는, 생각해 내지도 않은 장소이다. 단지 손이 가는 대로 채워졌다. 이렇게 시작된 화면은 순간 정체된 내 심장처럼 멈춰져 있었고 그 화면의 풍경은 죽지 못하고 숨만 쉬고 있는 나 같음을 의지 없이 인정했다.
내 그림에는 털이 화면 전체를 주도한다. 2000년부터 그림에 드러낸 털은 무엇을 바꾸고자 하는 나의 의지로써 작용한다. ‘사회적인 자리’로의 의자를 털로 나(여성)의 자리를 변형시켰고, 나(여성)의 양가성을 갖는 구두를 털(나의 의지)로 사회에서의 여성에 대한 고정화된 인식을 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아주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성을 포함한 조금은 인정성을 조장하려는 의도적인 작업이다.
그동안의 작업에서도 여전히 털은 화면을 꽉 채웠다. 심지어 털이 형상을 만들어내고 완전한 털만 남아있는 그림으로 완결됐다. 앉지 않는 의자, 안 신을 구두로 끝을 냈지만 이제 와 뒤돌아보니 “앉지 못하는 의자, 신을 수 없는 구두이지 않았나?” 포기라고 하기기보다는 안주한 것 같다. 바로 ‘비겁한 포기’이다. 어쩌면 털 의자와 털 구두는 어거지로 만들어낸 내 자신을 속이고 만든 불편함인 것이다. 참 우습다.
털은 눈앞의 풍경을 흐리게 한다. 어려움이 찾아온 날들은 순간순간 날 인식했을 때 보여진 내 눈앞의 그것이다.
매일 뜨개질을 한다. 털 그리기를 뜨개질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한다.
“오늘은 이만큼 늘어났네~ ”
뜨개질을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 오늘도 시간 죽이기를 얼마나 한 건지 확인하면서 적당히 위로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뜨개질이 내 영혼을 갉아먹는 듯 잠식한다. 고통이 잠식되고 그것으로 위로? 바로 Burn Out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어도 하는 상태가 아니고 하지 않아도 안하는 상태가 아니다. ‘소진된 인간’이다.
나에게 깨어있는 의식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소진! 그 소진은 무한한 일의 원천이 된다. 무의미한 털 그리기의 반복은 가능성의 유희가 된다.
가능성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
무의미한 털 그리기의 무한한 배열과 반복, 무한한 중독인 소진의 상태는 나의 상태를 의심하는 것. 어렴풋이 감각적 의심은 털로 덮여진 이미지이다.
종국에는 소진으로 특별한 인지의 상태가 되는 것을 기대하면서 화면을 털로 채우는 뜨개질은 지침 없이 계속 이어진다.
언젠가의 털 그리기는 나의 되고자 하는 의지로 작용 했지만 지금의 내 털 그리기는 소진된 인간(나)이 갖게 된 가능성 찾기가 된다.
2024년 11월 이지영 작가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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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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